발단
다이소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들어갔었습니다. 여러 가지 살게 있어서 잠시 들어갔었는데, 미술용품 코너에 유화 물감을 팔더군요
살면서 수채화나 아크릴은 써본 적이 있지만, 유화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감도 물감이고, 사실 일상이나 학교에서 인연이 없을 법한 물건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처음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왕 본 김에 한번 유화로 뭘 그려보자고 생각했었습니다. 아주 예전에 미술용품은 오래되어서 버렸기 때문에 모두 새로 구매했습니다.
다이소에서 산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A6 크기 캔버스 - 2000원
- 유화물감 12세트 - 3000원
- 붓 6세트 - 2000원
- 페인트 롤러 세트 - 2000원
페인트 롤러의 경우에는 원래 캔버스에 젯소를 바르려고 산거였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젯소를 까먹었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집에 있던 흰색 아크릴을 사용했습니다.
팔레트의 경우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군대의 동기에게서 들은 방법인데 적당한 판 데기에 랩을 두르고 쓰면 쓰기 유용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어느 정도 다 쓰고 나면, 랩 해놓은 것을 뜯어서 쓰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해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위기
우선 간단히 그려보았습니다. 하면서 유화가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아크릴이나, 수채화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감상평을 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1) 질감
-> 질감의 경우 붓을 들고 30분 정도 칠할 때쯤에 든 생각은, 군대에서 쓰던 위장 크림 부드러운 버전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당히 부드럽고, 또 다른 물감의 비해서 잘 섞입니다. 이게 좋은 점은 유화만의 매력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밑에서 나옵니다.
2) 마르는 시간
-> 유화를 처음 해보는 입장에서 우선 처음 생각한 것은 아크릴이었고, 처음 그리는 순서는 검은색으로 선을 따고 그 위에 덧칠해서 그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초벌을 칠하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잠시 볼일도 보고 다시 그려야 겠다. 하고 돌아와도 그대로였습니다.
언제 마르는 건가하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인터넷에 찾아봤습니다. 언제 마르나 하고 찾아보는데 겉 표면이 마르는 데에 기본 1~2주, 완전 건조에는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더군요....
큰일 났습니다. 왜냐하면 저걸 생각하지 않고 막 칠해놨었거든요
3) 칠하는 방법
그래서 그리는 법을 다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덧칠은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사실상 팔레트에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래서 팔레트 나이프가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잘못되면 긁어서 지우던가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사야겠습니다.
우선 물감이 섞이면서 명도가 많이 낮아진 생태였기 때문에, 흰색 물감을 때려 박았습니다. 말 그래 도입니다. 팔레트에 뿌린 후에 섞어 쓰지 않고, 아예 캔버스에 부어서 거기서 섞어 사용했습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명도가 돌아오더군요,
4. 그 외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자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선 옷을 버렸습니다. 유화다 보니까 빨래로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더군요. 다행히 싼 티셔츠였고, 이거를 이제 유화 때마다 입으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필요까지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리다 보면 손에 물감이 다 묻어서, 만에 하나 캔버스를 손으로 잡을 때마다 대 참사가 벌어지고는 했습니다. 무언가 손을 잡지 않고, 고정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또 하나 당연한 것이지만, 붓 문제입니다. 유화라는 말답게 붓이 물에 녹지를 않더군요, 당연한 거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물에 물감을 씻는 것은 어찌 당연했던 지라....
위에서 말씀드렸었던 것이, 유화가 어찌 위장크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럼 혹시 클렌징 티슈 같은 걸로 지워지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래서 사 와서 해보니 정말도 되기는 하더군요, 정말로 위장 크림과 비슷한 성분이었나 봅니다. 다만 붓의 안쪽까지 지워지지는 않아서 다음에 색이 섞이지는 않을까 고민이었습니다.
결말
우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미있었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한 번 직접 경험해 보면서 왜 학창 시절에 우리에게 유화를 가르쳐 주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네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제대로 그려보고 싶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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